2010년 1월 20일 수요일

신임 코일 감독 "이청용 최고의 스타로 키우겠다"

감독 교체는 변화를 의미한다. 그의 기량은 변화도 비켜갔다.

 이청용(21ㆍ볼턴)이 신임 오언 코일 감독(44)의 황태자로 우뚝 섰다. 전임 게리 맥슨 감독의 사랑을 독차지한데 이어 볼턴의 지휘봉을 잡은지 10일도 안되는 코일 감독의 애제자가 됐다.

 코일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과의 원정경기(21일 오전 4시45분ㆍ한국시각)를 하루 앞둔 20일 볼턴 구단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례적으로 이청용을 별도로 언급하며 최고의 스타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코일 감독은 "이청용은 내가 좋아하는 많은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가 최고의 스타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번리 사령탑 시절부터 '블루 드래곤'을 눈여겨 봐 왔다고 했다. 특히 공격수 출신인 그의 눈에도 이청용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했다. 코일 감독은 "난 이미 그를 잘 알고 있었다. 이청용은 올시즌 볼턴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 중 한명이다. 내가 지휘봉을 잡고 있던 번리와의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기억했다.

 코일 감독의 '이청용 육성 프로젝트'는 18일 아스널전에서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널전은 코일 감독의 볼턴 사령탑 데뷔전이었다. 비록 팀은 안방에서 0대2로 패했지만 이청용은 과감한 돌파와 재치 만점의 경기 운영, 송곳같은 패스로 EPL 빅4인 강호 아스널 수비라인을 압도했다.

 따라서 이청용은 앞으로도 코일호의 핵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롱볼' 대신 패싱 플레이를 위주로 하는 코일 감독 전술의 중심에서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아스널전에서 맹활약한 이청용은 팬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다. 영국의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평점 리뷰'를 통해 이번 주의 팬 평점을 공개했다. 이청용은 아스널전의 스카이스포츠 전문가 분석에선 '오른쪽 측면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와 함께 볼턴 최고 평점인 7을 받았다. 팬들은 더 후한 평점을 줬다. EPL 전체에서 6위에 올랐을 정도다. 이청용의 팬 평점은 8.6으로 마이힐(9.7ㆍ헐 시티), 펠라이니(9.6ㆍ에버턴), 아넬카(9, 첼시), 피에나르(8.9, 에버턴), 파브레가스(8.7ㆍ아스널)의 뒤를 이었다.

 한편, 사흘만에 아스널과 재격돌하는 볼턴 선수단은 경기 하루 전날 오전 엑스턴 연습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마친 후 오후 런던으로 이동했다.

모호한 계엄의 시절에 살다 / 우희종

현직 대통령이 부하에 의해 사망하고, 무장 군인이 일반시민을 학살하는 현실 속에 대학시절을 보낸 나에게 계엄이란 말처럼 복잡한 느낌을 주는 말은 흔치 않다. 나에게 계엄은 국가비상사태에 행정부가 입법부나 사법부의 기능을 제한하고 국가원수의 막대한 권한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식의 설명보다는, 비록 젊은 시절의 치기 어린 정의감으로 길거리에 나섰어도 전문운동권이 되기보다는 여전히 왜 사는가라는 실존적 질문이 중요했던 청춘 시절의 방황과 이어져 있다.

 

이제 50대가 되어 나는 또다른 계엄을 경험한다.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대통령의 의지는 거대 여당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관철되지 않은 적이 없다. 평화적 촛불과 용산 철거민에 대한 일방적 무력 진압, 무시된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언론관계법,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등 사회의 많은 갈등과 분열을 불러일으키고, 반대 의견을 가진 각계각층에 대한 집요하고 철저한 탄압 행위를 보면서 과거 내가 경험했던 계엄 상황이 떠오른다. 이미 일당 체제인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기보다는 정권의 대변인이 되었고, 공정하고 균형 잡힌 자세를 가져야 할 검찰은 정권의 집행인으로 전락했다. 사법부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권력의 입장을 대변하며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한 이가 여전히 대법관으로 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삼권분립이 존재하지 않는 계엄 상황이다. 과거 계엄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자신의 위치를 벗어난 군부 세력이었고, 지금은 사회 비판의 본래 사명을 저버린 언론집단이다. 재벌 총수의 단독 사면이나 대기업의 세종시 땅 특혜에 대한 보도에서 보듯이 정권과 재벌에 결탁한 언론의 행태는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이들은 견해가 다른 법원 선고에 대해서는 판사 개인 신상마저 공개 비난하며 여론몰이를 통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철저히 말살하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판사의 소신 있는 판결이 가능할까.

 

독재정권 시절의 계엄이 노골적이었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계엄은 군홧발을 대신한 검찰의 칼날과 더불어 국회와 언론의 도움으로 소리 없이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독재에 의한 대부분의 계엄 상황이 국민의 저항으로 붕괴되었는데도 계엄 상황을 맞이한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된 반대세력의 결집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재벌과 언론의 비호를 받는 현 정권이 만들어 내고 있는 계엄 상황의 은밀함에서 비롯되는 애매모호함 때문이다. 이런 모호함이 있기 때문에 개발과 경쟁논리 속에서 무시당하고 착취당하는 서민들조차 계엄중에 언제나 등장하는 화려한 미사여구와 홍보에 넘어가고 있고, 그 결과 계엄 상황에 반대하는 것은 국익에 반대하는 좌빨들의 소리라는 유치한 선동에 지하벙커 속 제왕적 통치자에게 높은 지지를 보낸다.

 

건강한 사회는 진보와 보수의 다양한 생각이 존중되고 국민의 뜻이 실현되기 위해서 정권의 일방통행을 막는 이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실이 더욱 착잡한 것은 모호함으로 포장된 현 계엄정권에 대하여 그나마 저항할 수 있는 대안세력이 전형적인 진보진영이 아니라 과거 군사독재의 후예라는 점이다. 물론 현재의 모습이 중요한 것이므로 선대의 몫을 그 후손에게 무조건 짊어지게 하는 것은 매우 폭력적인 잣대이다. 여당 내의 갈등이란 형태로 진행되는 지금의 형국에서 여전히 국민은 제삼자이고 그저 정당 내의 주도권 다툼의 수준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분명한 것은 혹독한 계엄의 시대를 넘어 민주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 여야를 떠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며 소통하려는 힘을 모아 국민을 위해 이 은밀하고 모호한 시절을 변화시켜야 한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

2010년 1월 13일 수요일

나라는 골병 들든 말든 ‘홍보’에만 매달리는 여권

청와대와 한나라당내 친이 직계 의원들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그 선두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 이 대통령은 어제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 등에서 “작은 이익을 앞세우는 소아적 사고” “지역분할의 정치논리” 등의 표현을 동원해 세종시 반대론자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가 백년대계와 나라 전체를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국민의식”을 강조했다. 수정안이 국가 정책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의 각종 특혜로 점철돼 있다거나, 블랙홀 효과로 지역간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등의 정당한 비판에는 아예 귀를 닫아버렸다. 정치적 신뢰를 뭉개버린 데 대한 반성도 없이 그저 자기만 옳다고 강변한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원안 파기 문제를 “순수한 정책 사안”이라고 주장하는 데에 이르러선 어처구니가 없다. 이 사안이 이미 고도의 정치적 문제가 됐음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짐짓 딴청을 부리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한나라당 내부 파워게임을 부추겨 이 사안을 더욱 복잡한 정치적 문제로 만든 장본인은 바로 이 대통령 자신이다. 당내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의 잠재적 대항마인 정운찬 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이는 것부터가 정치적이다.

여권이 세종시 수정안 입법화 절차에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뜸을 들이는 것도 자가당착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당·정·청 회의에서“정부가 수정법안을 무작정 제출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론수렴 과정마저 깡그리 생략한 채 수정안을 무작정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속도조절을 말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다고 정부 태도가 지금부터라도 겸허한 마음으로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오직 여론몰이를 통해 야당과 박근혜 의원 쪽을 외곽에서 압박하겠다는 일념뿐이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시간표도 없다. 국회 법안 통과를 일단 6월 지방선거 뒤로 미룬다는 이야기만 흘러나올 뿐이다. 여론이 수정안 쪽으로 기울지 않으면 수정안을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여론이 좋아질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겠다는 심산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정부여당이 홍보전에 매달리는 사이 온 나라가 국론 분열로 골병이 들 게 뻔한데도 천하태평이다.

청와대와 여권 주류가 온통 ‘홍보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다 보니 벌써부터 곳곳에서 잡음도 터져나오고 있다. 총리실이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는 충남 연기군 일부 주민을 데리고 극비리에 독일을 방문하려다 말썽을 빚은 게 단적인 사례다. 앞으로 청와대와 여권 주류가 또 어떤 무리수를 동원해 일을 벌일지 우려스러울 뿐이다.

                                                                                                        -한겨레

구과량

구면삼각법

2010년 1월 8일 금요일

순진한 시인과 타락한 언론 / 우희종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의원들은 제대로 된 사회를 위해 열심일 것이고 관계 부처는 충실한 답변에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각 정당의 입장이 반영되는 상황에서 국정감사의 부분적인 사안만으로 우리 사회가 살기 좋아질 것으로 믿는 이들은 적다. 한국 사회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안은 여전히 성역으로 남아 있다.

일전에 나이 든 저항시인이 총리 후보자 청문회 때 보인 민주당의 공격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과거와는 달리 얼마나 길들여져 순진해졌는지를 나타낼 뿐이다. 종교인에게는 사랑의 실천이 중요하듯이 정치집단이 추구하는 것은 정권을 잡아 사회에 자신들의 정치를 펼치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이해관계의 집단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하는 정치인들이 여야 입장 변화에 따라 견해를 바꾸는 것은 그리 잘못된 일도 아니다. 오히려 상황이 변했음에도 동일한 주장을 하는 정치인이라면 학자나 종교인이 적당하다.

지금은 여당인 한나라당이 미국 쇠고기 수입 건에 대하여 야당 시절과 너무도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내가 그것을 전혀 탓할 생각이 없는 것도 그런 것이 정치집단이라는 것을 알 만한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입장 변화에서 관련 국제학회지나 학회에서 단 한 번도 발표해 본 적이 없는 이름뿐인 전문가들을 동원해서 변명하는 모습이 초라했을 뿐이다. 그렇기에 나이가 제대로 들었다면 차라리 시인은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질타함과 동시에 고위 공무원 위장전입, 미국 쇠고기 수입 조건, 재정적자 증가율 등에서 보인 한나라당의 재빠른 변신에 대해서도 일갈했어야 한다.

그러면 그 순진한 시인이 차라리 언성을 높여야 할 대상은 누구였을까? 그것은 국내의 고삐 풀린 언론이다. 언론사의 성향은 있을지언정 언론의 정체성은 객관적 시각과 비판정신이고, 그것을 잃은 언론은 쓰레기일 뿐이다. 그런데 국내 많은 언론사는 정권이 바뀜에 따라 마치 정치인인 양 현 정권에 맞추어 자신들의 견해를 정반대로 바꿨다. 특정 정권이나 정당의 입장을 선전하는 기관지처럼 전락하여 일반인을 호도하며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의 세종시 관련 질문을 빼달라는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인 언론의 모습에서 어디 사회를 위한 비판의식을 느낄 수 있었던가.

생각해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점 중에서도 이처럼 비판정신 없이 권력화된 언론이 그 핵심에 있음을 알고 변화를 요구하다 결국 스스로 옥쇄했다. 그런 점에서 시인이 순진했다면 대통령은 순수했다. 역사적으로 순수한 이들의 희생으로 사회는 발전해 왔으나 순진한 이들은 정치집단에 이용당하다가 우리 기억에서 사라져갔음을 안다.

한편, 사랑과 배려를 말해야 할 신부님은 공공 매체를 통해 다른 이의 발언을 개 짖는 소리라고 매도했다. 그가 종교인이 아니거나 사적인 언급이었다면 몰라도 사람 말을 개소리로 듣는다는 신부님의 발언이 공공연히 매체를 타고 또 이런 발언을 교계 차원에서 문제삼지 않는 것은 종교인의 정체성을 망각한 추한 모습이자 동시에 자체 정화도 못하는 서글픈 종교계의 모습이다. 사회 유명인들이 물러나야 할 때도 모르고 정치와 유착된 언론을 지적하기는커녕 과거의 후광만으로 일반인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미사여구만 난무하는 이 사회에서 우리가 진정 국정감사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은 정치권력에 아부하며 스스로 권력을 키우는 정체성을 잃은 언론이자, 이들 언론이 휘두르는 폭력성이다. 사회의 퇴행을 부르는 그 성역은 언제 개선될 것인가.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

박주영, AS모나코 12월의 선수

프랑스 프로축구 무대에서 활약하는 공격수 박주영(25.AS모나코)이 구단에서 선정하는 2009년 12월의 선수로 뽑혔다.

모나코는 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영이 팬 투표에서 77%의 득표로 12월의 선수상을 탔다고 알렸다.

박주영은 수비수 세바스티앙 푸이그레니(10%)와 골키퍼 스테판 루피에(7%) 등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제치고 지난해 마지막 달 모나코의 최우수선수가 됐다.

박주영이 모나코에서 이달의 선수로 뽑힌 것은 입단 첫해인 2008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박주영은 지난달 17일 스타드 렌과 홈 경기(1-0 승) 결승골을 비롯해 21일 올랭피크 리옹과 홈 경기(1-1 무승부) 및 24일 르망과 원정경기(1-1 무승부)에서 각각 동점골을 넣는 등 세 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모나코의 주포로서 제 몫을 해냈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 (서울=연합뉴스)